블로그 양식
최근, 웹의 아버지라 불리는 팀 버너스 리(Tim Berners Lee)경께서 블로그를 만들었다 해서 화제에 자주 오르는 듯 하다. 솔직히 난 이 사람이 어떠한 업적을 남겼는지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 대체 어떠한 작자이길래, 블로그 하나 만든게 뉴스로 떠도는지 궁금해서 링크를 찾아 들어가 봤다. 포스트 제목이 So I have a blog 이고, DIG 이란 이름이 붙은 블로그는 팀(timbl) 혼자가 쓰는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이 무작위로 쓰는 공동의 블로그였다. 이름값이 분명히 들어나듯, 팀이 쓴 포스트는 달랑 1개인데다, 비교적 특별한 내용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답글이 370개나 붙어있었다. (다른 이가 쓴 포스트는 노코멘트가 대부분이다) 사람들은 교과서에나 나올법한 사람의 포스트에다, 자신의 답글을 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여기는 듯 하다. 팀이 답글을 일일이 확인하는지, 앞으로도 활발한 포스팅을 해줄지는 몰라도, 이건 객관적으로도 봐도 과잉된 반응이다. 암튼 이것만으로는 그 사람의 정체를 확인하기 어려워, 네이버와 구글로 신상 조회를 해보았다. 간단히 요약해서, 하이퍼텍스트를 통한 정보 전달 방법을 고안하고, WWW 이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웹의 공익화를 위해 노력해온 사람이다. 고인이 아니라서 그런지(55년생~),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편은 아니다. 책보다는 인터넷(Design Issues)을 통한 집필활동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제서야 블로그를 개설한 점이 의외라면 의외라 할 수 있다. 하기사 그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 일반인이 일기쓰듯 블로그질을 할꺼라는 기대가 오히려 순진할 수도 있겠다.
조금 별개의 얘긴데, 올블로그에 올라오는 블로그를 보면 국내 특유의 블로그 양식을 느낄 수 있다. 일단 포스트라 하기엔 글이 너무도 짧고, 상대를 상당히 의식하는 듯한 공손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냥 개인의 스타일이라 무시하고 넘어가면 그만이지만, 많은 수가 너무도 흡사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개성있는 글들은 머릿속에서 읽을때 다른 목소리로 들리는데 반해, 이른바 통신체, 인터넷체, 블로그체로 쓰여진 글들은 (거부감이 들 정도로) 애교섞인 통일된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거기다 ^_^ 와 같은 이모티콘은 그런 성향을 더욱 강하게 한다. 그 귀엽고 친절한 어투에 괜시리 거부감이 드는 이유는, 일본의 "다테마에"와 같이 겉은 웃지만, 안에는 가시가 담긴 가면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솔직히 블로그와 같은 공개된 환경에 글을 쓴다는게 무조건 정직해질 수만은 없다. 나또한 개인적인 얘기는 일체 적지 않으려 하는 편이다. 결국 시시껄렁한 얘기만 적게 되는데, 거기다 "~님" 이나 "~입니다" 같은 공손체까지 신경쓰다 보면, 제 색깔을 완전히 잃어버릴 것 같다. 이럴땐 영어가 편하다는 생각도 든다. 암튼 나는 요리조리 말 돌려서 하는 "친절한 블로거씨" 보다는 할말 다하는 "싸가지없는 블로거놈" 이 더 맘에 든다. 글이 단문형태로 짧아지는 것은 오해의 소지를 최대한 줄이거나, 블로그의 즉흥성, 일회성으로 인한 것일꺼다. 그래서 블로그의 글은 깊이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갖고 있다. 팀 버너스 리 같은 유명세를 가진 사람이 지금까지 블로그를 개설할 필요를 못 느끼는 점도 이해가 가지 않는가? 아니, 어쩌면 비밀리에 블로그를 이미 갖고 있거나, 인터넷에 자신의 이름으로 글쓰는 걸 두려워할런지도 모른다. 굳이 멀리 볼 필요도 없이, 인터넷으로 사람 병신 만드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언제부터 사람들이 글쓰는데 취미를 가지게 됐는지 몰라도, 지금의 블로그 유행엔 분명 거품이 있다. 그럼에도 계속 블로그질을 하는 이유는? 그건 글쓰는게 좋은 습관인데다, 컴퓨터로 할 수 있는 몇가지 안되는 창조적인 오락이기 때문이다. 많은 이의 관심을 사는 동시에, 자신을 숨겨야 하는 이중적인 게임이 바로 블로그이다.
조금 별개의 얘긴데, 올블로그에 올라오는 블로그를 보면 국내 특유의 블로그 양식을 느낄 수 있다. 일단 포스트라 하기엔 글이 너무도 짧고, 상대를 상당히 의식하는 듯한 공손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냥 개인의 스타일이라 무시하고 넘어가면 그만이지만, 많은 수가 너무도 흡사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개성있는 글들은 머릿속에서 읽을때 다른 목소리로 들리는데 반해, 이른바 통신체, 인터넷체, 블로그체로 쓰여진 글들은 (거부감이 들 정도로) 애교섞인 통일된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거기다 ^_^ 와 같은 이모티콘은 그런 성향을 더욱 강하게 한다. 그 귀엽고 친절한 어투에 괜시리 거부감이 드는 이유는, 일본의 "다테마에"와 같이 겉은 웃지만, 안에는 가시가 담긴 가면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솔직히 블로그와 같은 공개된 환경에 글을 쓴다는게 무조건 정직해질 수만은 없다. 나또한 개인적인 얘기는 일체 적지 않으려 하는 편이다. 결국 시시껄렁한 얘기만 적게 되는데, 거기다 "~님" 이나 "~입니다" 같은 공손체까지 신경쓰다 보면, 제 색깔을 완전히 잃어버릴 것 같다. 이럴땐 영어가 편하다는 생각도 든다. 암튼 나는 요리조리 말 돌려서 하는 "친절한 블로거씨" 보다는 할말 다하는 "싸가지없는 블로거놈" 이 더 맘에 든다. 글이 단문형태로 짧아지는 것은 오해의 소지를 최대한 줄이거나, 블로그의 즉흥성, 일회성으로 인한 것일꺼다. 그래서 블로그의 글은 깊이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갖고 있다. 팀 버너스 리 같은 유명세를 가진 사람이 지금까지 블로그를 개설할 필요를 못 느끼는 점도 이해가 가지 않는가? 아니, 어쩌면 비밀리에 블로그를 이미 갖고 있거나, 인터넷에 자신의 이름으로 글쓰는 걸 두려워할런지도 모른다. 굳이 멀리 볼 필요도 없이, 인터넷으로 사람 병신 만드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언제부터 사람들이 글쓰는데 취미를 가지게 됐는지 몰라도, 지금의 블로그 유행엔 분명 거품이 있다. 그럼에도 계속 블로그질을 하는 이유는? 그건 글쓰는게 좋은 습관인데다, 컴퓨터로 할 수 있는 몇가지 안되는 창조적인 오락이기 때문이다. 많은 이의 관심을 사는 동시에, 자신을 숨겨야 하는 이중적인 게임이 바로 블로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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