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2, 2005

블로그에서의 불펌에 대하여

Micro Persuasion 은 내가 즐겨가는 블로그다. 블로그를 마케팅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일종의 전문 블로그라 할 수 있지만, 누구라도 흥미있게 읽을만한 내용이 자주 올라온다. 방금전에 자신의 블로그 내용을 허락도 없이 퍼간 다른 블로그에 대해 분개하고, 그 대책을 강구해보자는 글이 올라왔다. 솔직히 다른 이의 블로그에 올라온 내용을 복사해다가, 자신의 블로그에 "소개"하고픈 맘이 드는건 당연한 욕구인지도 모른다. 링크만 따오기에는 방문자의 인내심이 부족할 듯 하고, "소개"라는 범주도 완전한 창작물이 아닌한, 조사나 순서만 몇가지 뜯어고치면 따지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개중엔 "소개"가 목적이 아닌 "스크랩"의 용도로 퍼갈 수도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불펌으로 인해. 사사로운 이익을 취하는 경우는 국내엔 별로 없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는 다른 듯 하다. 외국엔 Google Adsense 라는 텍스트 광고를 약간의 심사만 거치면, 누구나가 달 수 있다. 자세한 건 모르겠는데, 백달러가 채워지면 계죄에 송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즉, 블러그의 컨텐츠가 곧바로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적당히 넘어갈 수 있는 요소가 아닌 것이다. 생각해 보라. 자신의 블로그에 직접 와서 보면, 백중 하나둘이라도 광고를 클릭하여 자신의 수익을 늘려줄지 모르는데, 그 내용을 누가 허락도 없이 퍼가, 별도의 광고 계정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상황을. 그래서 비영리와 저작권 표시에 한해서, 자신의 저작물을 배포할 수 있도록 아래와 같은 (못생긴) 마크를 사이트에 달곤 한다.



또 하나 재밌는 것이, 블러그의 콘텐츠를 일부러 수집해서 게시하는 것이 아닌, 일종의 봇(bot)으로 자동 수집, 게시하는 장치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RSS 문서를 조금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자바스크립트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다른 사이트의 내용을 게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불펌하는 사람은 손하나 까닥하지 않고, 이런 봇을 통해, 질좋은 콘텐츠를 여기저기서 수집하여 자신의 블로그를 채워갈 수 있다. Steve 가 언급했듯이, 이 부분은 일부러 밝히지 않는한, 방문자로선 불펌인지, 상호동의에 의한 것인지 판단할 근거가 없다. 아무튼 국내에서는 블로그 내의 광고가 그리 활성화되지 않아, 벌써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Google Adsense 가 국내에도 자리를 잡아가게 된다면, 예전처럼 가벼운 마음에 펌질하다간 골치아픈 일을 겪을지도 모른다.

조금 번외의 얘기인진 모르겠는데, 이렇게 컨텐츠를 보호하고 경제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다 보니, 이들 외국인의 블로그 내용은 상당히 질이 높은 편이다. 신변잡기 보다는 자신의 분야에 대해 전문적이고 충실한 내용으로 채워진 경우가 많다. 개인의 취향이겠지만, 나같은 경우엔 다른이가 아침에 똥을 밟았다느니, 점심에 뭘 먹었느냐 따윈 전혀 알고 싶지 않다. 이런 걸 구독하라고 누가 강요한 건 아니지만, 가끔 그 인기도에 비해 내용에서 허탈감을 느낄 때가 많다. 누가 나에게 당신의 베스트 블로그를 5개만 뽑으라 한다면, 글쎄... 국내 블로그중엔 하나도 없을 것 같다.

2 Comments:

At 12/12/2005, Anonymous Anonymous said...

불펌자중에 가장 나쁜 사람이 하지 말라는데 한사람과 그중에 더 나쁜 사람은 출처를 적지 않는 것이죠...;;

오페라 2번째 포스트 올렸습니다. 올블로그에 싱크되지 않아 댓글 주신분들을 순회하고 있네요. :D

 
At 12/12/2005, Blogger iamzet said...

올블로그 싱크로는 자체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애요. 저도 최근에 등록이 안되는 것 같아서, ATOM 주소를 FeedBurner 주소로 바꿔봤습니다. 안되면 할 수 없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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